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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철학사 지남

왜 철학사를 공부해야 할까. 철학자의 책을 읽고, 철학 개념을 이해하고, 독자적인 철학 활동을 하는 것을 철학공부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든 철학이 역사적인 특정한 조건 위에서 발전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역사적 배경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철학을 공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철학은 ‘반역反逆’, 당대의 주류적 관념에 저항하며 발전했으므로 역사적 맥락을 통해 철학적 문제의 변천을 뚜렷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중국철학의 경우에는 더욱 철학사 공부가 중요합니다. 오래도록 철학은 경학經學, 특정한 경전을 연구하는 학문이었습니다. 경전을 읽고 거기에 주석을 달고, 과거 성현들의 풀이를 이해하고 이를 재해석 하는 것이 철학의 방법이었습니다. 따라서 중국철학은 그 자체로 철학사라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논어>를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공자의 철학을 공부하는 것을 넘어, <논어>를 편집하고 주석한 후대 철학자들의 논의를 함께 읽는다는 뜻입니다. 철학사 공부를 통해 이렇게 켜켜이 쌓인 사유의 지층과 촘촘하게 연결된 사유의 그물망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통사로 중국철학사 읽기

고대사상에서 시작해서 신해혁명 좌우까지 약 2,500년 이상의 역사를 빠르게 한눈으로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또 수개월 이상을 들여 여러권의 책으로 꼼꼼하게 읽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아래 있는 책 가운데는 모리 미키사부로의 <중국사상사>를 시작점으로 삼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나마 가장 가벼운 책이기 때문입니다.

펑유란의 <중국철학사>

펑유란馮友蘭(1895-1990) : 중국철학의 1세대. 북경대 후스胡適(1891-1962)의 제자이기는 하나 거의 동시대 인물
중국철학사中國哲學史라는 제목 만큼이나 교과서 같은 책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해서는 <중국철학사(상하)>를 읽어야 하지만 꽤 어려운 일. 기본적인 공부를 위해서는 <간명한 중국철학사>를 읽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현대 중국 철학사>는 청말 캉유웨이로 끝나는 <중국철학사>의 후속편이랄까. 그러나 중국 유물사관의 영향을 받아 평가가 엇갈리는 책. 현재는 절판

리쩌허우의 <중국사상사론> 3부작

李泽厚(1930~) : 펑유란 이후 가장 많이 이야기된 인물이 아닐까.
<중국고대사상사론>은 춘추전국시기에서 명청시기까지 다룸. 이후 근대와 현대를 더 꼼꼼하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

모리 미키사부로의 <중국사상사>

약 450쪽 분량의 저작. 전체적인 흐름을 살펴보기에 적절.
도가•도교 & 불교에 대해 서술한 부분이 있어 인상적임

캠브리지 중국철학 입문

매우 교과서적인 서술.
선진시기 제자백가의 철학을 중심으로 여기에 <역경>과 불교 철학에 대한 부분을 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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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银馒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