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 ??

언젠가 이 문제를 다루었지만 다시…
페북에 ‘감사’가 일본어 어휘고 ‘고맙습니다’를 써야 한다는 말이 돌기에… 다시 찾아 보았다.

의문의 시작은 중국어에서 ‘感謝你’가 일상적으로 쓰인다는 점. 중국어에도 일제의 잔재가 남아 있나?
일단 고문古文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진한시대 문헌에서는 검색이 안 되나… (당연히 謝는 무진장 나온다) 송명시대 이후에 많이 나오더라. 서유기 삼국지 등에서 발견되는 것을 보면 당시 민간에서도 많이 쓰였던 표현으로 보인다.

http://ctext.org/post-han?searchu=感謝
귀찮아서 용례는 따져보지 않았다. 찾아볼 사람은 링크를 참고하길.

즉 일본식 표현은 아니라는 말씀. 그렇다면 과거 조선에서는 쓰이지 않았나? 요즘 세상이 좋아져서 ‘고전번역원’에서 한문으로 원문 검색이 가능하다. 이것 역시 용례는 귀찮아 따져보지 않았음. 여튼 많이 나온다는 것이 중요.

https://goo.gl/CBfrjs

따라서 ‘고맙습니다’는 순 우리말이고, ‘감사합니다’는 일본에서 왔다는 말은 거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말이 퍼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우리말’에 대한 환상이 첫번째 이유일테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우리말’ 이른바 ‘한국어’가 어떤 순수한 뿌리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수천년간 고스란히 보존되고 소박한 변화만 있었다고 보는 듯하다. 그러나 말은 순수하기보다는 늘 끊임없이 변하는 존재다. 순수한 말이라는 게 과연 있기나 할까?

더불어 이른바 ‘일본식 표현’ 혹은 ‘한자어’에 대한 반감도 크다. 마치 어떤 질병과도 같은 것인양 생각하는데, 그저 하나의 역사적 흔적일 뿐이다. 지우고 싶어하는 건 이해하겠으나 과연 지우고 돌아갈 ‘순수한 과거’이 있기나 한 것일까? 1910년 혹은 20년대 ‘녯적’ 글을 읽어보면 도리어 그런 순수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다. 한자어의 일상적 표현부터 다양한 외래어의 사용까지.

조금 성급한 생각일지 모르나 나는 이른바 ‘순수한 우리 것’을 찾고자 하는 열망이 마치 건국절의 욕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한편 이는 이른바 ‘환빠’라는 신화적 뿌리를 탐구하는 이들의 욕망과 닮아 있기도 하다. 분명히 존재하는 과거의 흔적, 영향, 자취를 지우고 순수한 우리를 창조하고 싶다는 욕망은 거꾸로 신화적 역사를 그려내곤 한다. 과거가 현재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관심 없이 그저 현재적 필요에 따라 삭제되고 치장된 과거를 갖고 싶다는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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