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기픈옹달입니다.

1.

이렇게 글로 인사하게 되어 미안합니다. 본디 강의를 시작하면 보통 간단한 소개를 하며 시작하지만, 어쩌다보니 이 강의는 소개보다 강의 시작이 먼저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기픈옹달’이라는 이름으로 공부하고 글쓰고 가르치는 사람입니다. 얼마 전까지는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을 텐데, 이젠 글도 좀 쓰고, 잘 가르쳐볼 요량으로 이렇게 소개합니다.;; 예전같으면 ‘수유너머’ 연구실 소속이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연구실이 없어지는 바람에(ㅠㅠ) 어떻게 소개하는 게 좋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학교라는 틀 밖에서 고전을 읽고, 사람들을 만나며, 특히 청소년들과 오랫동안 공부해 오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더 궁금한 게 있으면 구글신에게 물어보면 머… 답을 해줄 겁니다. ^0^;;

 

2.

사실 이 낯선 공간에 처음 글을 쓰는 이유는 제 개인적인 소개보다는 강의를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하려기 때문입니다. 미리 공지된 대로 강의는 ⟪논어⟫를 조금씩 읽어 가면서 진행합니다. ⟪맹자⟫를 읽었다면 ⟪논어⟫는 가뿐히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맹자⟫에 비해 분량이 매우 적기 때문이지요. 다만 ⟪맹자⟫와 차이가 있다면 내용이 뒤죽박죽이라는 점입니다. 여러분이 교재의 소개글을 읽었던 것처럼 ⟪논어⟫의 글들은 마구 어지럽습니다. 짧은 문장들이 별 순서 없이, 맥락없이 섞여 있어 읽는 내내 갈피를 찾기 힘듭니다. 바꿔 말하면 ⟪맹자⟫는 맹자 한 사람의 단호하면서도 강력한 주장으로 가득 차 있다면, ⟪논어⟫는 공자가 남겼던 짧은 이야기, 행적, 대화 들이 뒤섞인 소란스러운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소란스러움, 난잡함을 어떻게 뚫어 나갈지가 중요합니다.

⟪논어⟫를 유가 경전의 하나로 읽고, 나아가 그 속에 있는 다양한 개념들을 이해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仁, 예禮와 같은 개념들에 주목하여 ⟪논어⟫를 이해하는 것이지요. 강의에서 이 개념들을 다루겠지만 그보다는 공자라는 사람의 삶, 그가 남긴 말에 더 주목하려 합니다. 그것은 어떤 개념이 담아날 수 없는 삶이 있고, 그로부터 나오는 어떤 울림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접근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글을 쓰며 더 깊이 읽는 것이지요.

 

3.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강의를 진행하며 글쓰기는 하나의 최종적인 목표인 동시에, 긴요한 수단이됩니다. 최종적인 목표라고 하는 것은 어쨌건 이 책을 읽고 나서 여러분이 한 편의 글을 선물로 얻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긴요한 수단이라는 것은 여러분의 생각과 의견, 감상을 접하는 주요한 통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강사 한 사람의 말로 가득찬 수업이 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에 여러분의 글을 꼼꼼하게 읽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글을 가지고 직접 이야기를 나누기도 할 것입니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글이란 늘 고유성을 지녀야 한다는 점입니다. 글에 드러나야 하는 것은 글쓴이의 생각입니다. 여러분이 어떻게 책을 읽었는지, 읽으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를 잘 알 수 있어야 수업의 좋은 소재가 됩니다. 여러분의 글이 수업 시간을 풍요롭게 하는 하나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뻔한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솔직하고도 진정성있는 생각이 담긴 글이어야 합니다. 내용을 요약하려 하지 마세요. 어차피 본격적으로 ⟪논어⟫를 읽으면 내용을 요약하지도 못할테지만, 똑같이 읽는 책의 내용을 요약할 필요는 없습니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떤 의견이 있는지를 써보세요.

위에서도 언급했듯, ⟪논어⟫는 다양한 말의 묶음입니다. 균일하지 않아요. 다음 시간에는 ⟪논어⟫의 첫 편, 학이편을 읽을 텐데 이 역시 한 마디로 요약하기 힘든 편입니다. 그러니 곱씸어 읽어야 합니다. 곱씹어 읽으면서도 소화되지 않는 딱딱한 문장이 있을 겁니다. 어떤 문장은 목에 걸려 답답하게 만들기도 할 것입니다. 이런 문장은 읽히지 않는대로, 혹은 걸리는대로 여러분이 어떻게 읽었는지를 진솔하게 글로 담아내주세요. 차라리 이런 문장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모든 글이 술술 넘어가며, 아무런 맛도 질감도 마주침도 없다면 큰 문제겠지요. 모든 문장을 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읽히는 문장을 더 잘 읽어보도록 노력하세요.

그럼 학이편 과제도 기다리겠습니다.

 

4.

직접 만나 이야기하면 좋으련만, 이렇게 글로 남기는 점을 이해부탁합니다. 얼마나 즐거운 공부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여튼 열심히 공부해보죠.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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