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7책] #23 – 열심당 예수 《젤롯》

과연 예수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이에 대한 논의는 매우 오래되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누구에게는 성삼위일체의 하나이자, 구원자일 것이다. 반면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처음부터 모두 날조되어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저자의 독특한 이력 때문이다. 그의 가족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다. 마르잔 사트라피가 《페르세폴리스》에서 그려낸 그 이란 혁명 말이다. 미국에서 10대를 보낸 그는 복음주의 기독교에 심취한다. 그러나 대학에서 종교학을 배우면서 이슬람으로 개종한다.

무슬림이 쓴 예수 이야기라는 자체로도 매력적이지 않나? 게다가 한때 복음주의 기독교에 심취하였던 이력은 그 매력을 배로 증폭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책 내용은 ‘종교학’이라는 그의 전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자신의 이력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경계한 탓일까? 내용은 대체로 건조하며 학술적인 테두리에서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한다. ‘미국 종교학자의 연구서’라는 특징이 강하게 드러날 뿐이다. 저자는 대중들을 위해서 썼다고 하나 한국의 실정에 얼마나 먹힐지는 의문이다.

예수에 얽힌 이야기, 신학이라는 학문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지만 우리 풍토에서는 극단을 달린다. 한쪽에서는 이런 책을 불경하다고 배척할 것이며, 한쪽에서는 예수의 이야기에 이토록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읽는 것을 무척이나 귀찮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당시 유대 사회의 뿌리 깊은 민족 운동, 열심당 – 젤롯당의 한 인물로 예수를 설명한다. 그런 면에서 “예수는 정치적 혁명가였다”는 책 표지의 문장에는 하나의 표현이 더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유대 전통에 사로잡힌’.

아직 공부가 부족하여 그의 주장이 이른바 ‘예수 세미나’ 구성원의 연구와 어떻게 다른지는 잘 모르겠다. 술술 읽는 데는 문제가 없으나 그가 그려낸 예수의 모습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건 좀 실망이다. 비슷한 시기에 읽은 크로산이나 안병무의 예수가 더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기도 하다. 참고로 책의 제목인 ‘젤롯’은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유명한 유닛, ‘질럿’과 같다. 단도를 품은 혁명당, 용감하게 적진으로 돌진하는 질럿과 대체 예수가 무슨 관계라는 말일까? 궁금하다면 책을 한번 펼쳐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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