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7책] #17 – 제자 자로 《역사 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

《논어》를 처음 읽으면 수많은 사람이 등장하기에 혼란스럽다. 저마다 제각기 다른 소리를 내는데 그게 순서도 없고, 일정하지도 않아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더 읽으니 인물들이 모습을 서서히 드러낸다. 그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자로이다. 그는 《논어》에서 제일 많이 꾸중을 듣는 제자이다. 나서기 좋아하고 생각보다는 말이,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공자에게 이렇게 제멋대로인 제자도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로가 나오는 부분에선 혀를 끌끌 차며 읽곤 했다.

이런 자로의 이미지에 변화를 주는 계기가 있었으니 바로 이 책과의 만남이었다. 이 책은 나카지마 아츠시의 단편을 모은 책으로, 총 4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 가운데 ‘제자’는 바로 공자와 자로의 관계를 중심으로 엮은 이야기이다. 《사기》, 《공자가어》, 《논어》의 단편적인 조각들을 엮어서 하나의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로 만들었다. 단순한 조각 모음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은 이 둘 간의 관계에 주목하여 배움이란 무엇인가, 군자의 길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 자로, 그리고 그의 스승 공자는 누구냐는 질문을 던지게 된 것은 이 책의 서술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못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통해 여태껏 가져왔던 자로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자로라는 인물에 주목하여 《논어》를 읽어보니 한 인간의 성숙과 변화, 자연스런 감정을 폭넓게 읽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숨어있는 보물을 발견했다고 할까? 그리고 자로를 통해 공자의 또 다른 면모도 읽을 수 있었다. 갈등하고 표류하는 한 영혼의 소박한 생애를.

‘제자’ 뿐만 아니라 다른 세 편의 단편들도 저마다 재미가 있다. 특히 ‘이릉’은 사마천과 소무, 그리고 이릉을 통해 엇갈린 삶의 모습들을 발견하게 해준다. 책을 읽고 난 뒤에 안 사실이지만, 저자는 내가 살고 있는 용산과도 연이 있는 인물이다. 1909년 생인 그는 한문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서울에 왔고 당시 용산국민학교를 졸업했다. 그의 아버지는 용산 중학교 선생이었다. 그의 곡절 많은 삶은 서문에 실려 있다. 아쉽게도 그의 다른 작품은 한국에 널리 소개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작품집이 하나 번역되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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