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7책] #14 – 그가 온 것은… 《갈릴래아의 예수》

매일 책을 한 권씩 소개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책장을 둘러보며 내가 얼마나 편향된 독서를 해왔는가를 깨닫는다. 좋게 말하면 한 분야를 깊이 공부한 것이겠지만 사람들과 널리 이야기를 나눌 거리가 별로 없다는 것은 책방 지기로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오늘은 책장을 둘러보다 이 책을 골랐다. 물리적인 공간의 한계 때문에 책을 줄여야 할 때도 제법 끝까지 남을 책이다. 찾아보았더니 지금은 절판되었더라. 이 좋은 책이 널리 읽히지 않고 구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늘 그렇듯 귀한 것은 널리 사랑받지 못하는 법이다.

동아시아출판협회에서 100권의 책을 선정한 일이 있다. 한국 책 목록은 아래 링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링크) 그 가운데 신학 관련 서적이 들어있다는 것은 의외기도 하다. 동아시아의 지성이라 부를 만한 것 가운데 어째서 안병무의 이 책이 꼽혔을까? 그것은 기존의 관점과는 다른 예수의 모습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예수의 민중운동’이라는 부제에서 볼 수 있듯 그는 예수의 삶을 하나의 운동으로, 더 자세히 말하면 민중 운동으로 설명한다.

이 책은 작년에 성서를 읽는 세미나를 하면서 읽었다. 오랜만에 가슴 뛰고 설레는 글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민중신학에 대해, 안병무에 대해 아는 것이 일천하지만 그의 글에 가볍게 읽어 넘길 수 없는 무게가 있다는 점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그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읽은 책 가운데 크로산의 책과 더불어 가장 좋았던 책으로 꼽는다. 하나를 꼽으라면 이 책을 꼽겠다. 예수의 삶에 대해, 예수의 실천에 대해 명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전하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가나안 성도’를 자처하는 입장이다. 제도적 교회 안에 더는 머물기를 거부한다. 기독교인 부모는 늘 걱정이다. 모태신앙으로 태어났고, 신앙에 열과 성을 바쳤던 때가 있었는데 믿음이 식어버렸다는 거다. 과연 ‘믿음’이라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현 교회의 모습을 볼 때 그곳은 ‘믿음’을 지킬 수 있는, 혹은 ‘믿음’을 확증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님은 분명하다. 도리어 싼값에 팔릴까 두려워 교회 문으로 들어가지 못하겠다. 그러면서도 부모에게 걱정할 것 없다고 하는 이유는 이런 예수를 만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도 예수의 삶과 실천에 가까워지고 싶다. 진실된 마음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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