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 이야기》 :: 그와 나의 이야기

무뚝뚝한 표지를 보니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이 책을 만났던 기억이 뒤늦게 떠올랐다. <정신 병동정신병동 이야기>라는 흥미로운 제목과 절대 아름답지 않은 표지는 눈을 끌 만했다. 그러나 비닐로 포장된 까닭에 호기심만 두고 뒤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책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그저 책 표지와 뒤에 실린 짧은 글로 만원이 넘는 책을 사기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 생각하니 과감하게 지갑을 열었어도 되지 않았나 싶다. 일찌감치 멋진 만남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제목처럼 내용은 정신 병동에서정신병동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다룬다. 치매, 망상, 자해, 정신분열, 조울증, 우울증과 같은 정신병에 얽힌 실제 경험담을 들려준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작가가 정신과 병동에서정신과병동에서 간호조무사로 수년간 일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증세에 대한 설명에 그치지 않게 만든다. 그가 만난 환자들은 우리의 이웃 가운데 한 사람이기도 하고, 때로는 우리의 가족일 수도 있고, 나 자신의 미래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실제로 지독한 우울증에 빠졌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프로작(약물)과 인터넷이 자살 직전까지 내몰렸던 자신의 삶을 변화시켰다고 말한다. 충분히 치료를 받았으며, 인터넷에 작품을 공개하며 사람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신병원에서 일할 때 얻은 경험과 지식이 바탕이 되어…. 나는되어… 나는 잃어버렸던 삶을 되찾았다. 수습 간호사로 보냈던 시절이 시간 낭비로 느껴지지 않았고, 실패감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 158쪽

내 경험은 내게 국한된 것이기에 다른 사람에게는 유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것만은 말하고 싶다. 약물치료와 친구, 가족의 도움도 중요하지만, 결코 자신을 부끄러워하거나,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라며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싶다면 자신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라. 나의 재능과 희망은 무엇인가? 나의 꿈과 열망은 어떤 것인가? 바로 그것이 당신을 구원할 것이다.
– 160~161쪽

내면을 돌아보라는 그의 마지막 말은 뻔한 이야기지만, 구체적인 체험 위에 담긴 말이라 절대 가볍지는 않다. 여러 환자의 굴곡진 삶을 보았기 때문이지 그가 던지는 담담한 맺음말은 나름 묵직한 감동을 선물해 준다. <정신 병동정신병동 이야기>라는 제목처럼 단순히 다양한 정신병에 대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신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표지가 보여주는 것처럼 무채색의 딱딱한 그림체가 특징이다. 자칫하면 지루할 수 있겠지만, 작가의있겠지만 작가의 훌륭한 서사 능력은 흥미를 끌 만하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충분히 친절한 스타일이다. 이야기 가운데는 특히 ‘천재와 광인’이라는 부분이 좋았다. 소개되었던 직닉 드레이크의 노래를 들으며 글을 쓰는 중이다. 중간에 한 병 주의함병주의 해설이 들어있는데 구체적인 치료 경험과 함께 실려 있어 재미있었다. 다만 다루는 관점이 ‘의사’의 것이라 ‘간호조무사’라는 작가의 시점과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설을 빼놓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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