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북클럽 소식 04.12

올해 봄은 비가 자주 내리고 있어요. 남산을 붉게 물들이는 꽃들도 어느새 다 지고 말았습니다. 쉼 없이 계절이 바뀌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제 곧 무더운 날씨가 되겠지요?

아이들과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

아이들과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 늘 고민입니다.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 보았어요. 아이들은 쉽고 재미있는 책을 읽기 바랍니다. 특히 학습만화를 좋아해요. 그러나 개인적으로 수십권씩 쏟아지는 학습만화를 그리 반기지 않는 편입니다. 고정관념일까요? 그런 책이 좋은 책일지 확신이 들지 않기 때문이 커요. 수십권씩 내놓는 그런 책의 내용이 정확하기는 할까? 제대로 된 이야기이기는 할까? 많은 내용을 훑어보는 것이 과연 독서에 도움이 될까?
만화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만화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도 그렇게 마구 찍어내는 학습만화가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을까? 작가의 독특한 매력이 느껴지는 작품일까? 그래서 종종 제가 좋다고 생각하는 만화, 혹은 그래픽노블을 함께 읽어보기도 하는데 아이들은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게 아니라서 그런가봅니다.

사흘은 도대체 며칠?

'사흘'을 두고 인터넷에서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어요. 3일 휴일을 두고 언론에서 '사흘 휴가'라 표현했는데 이를 두고 화를 내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예요. 3일을 왜 '사흘'이라고 하느냐는 거였어요. '사흘'은 4일 아니냐는 이야기였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어떻게 보면 쉬운 말인데, 또 누구에게는 낯선 말이었기 때문이었어요. 여기에 '글피'까지 끼어들면 문제는 더 복잡해집니다. '글피'가 어느 나라 말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어요.
'문해력'이 문제라고 합니다. 책을 읽고 그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 기본적인 단어나 개념을 이해하는 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해요.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하는 쪽에서는 학습 전반에 걸쳐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읽기가 되지 않으니 국어 이외의 다른 과목에서도 문제가 생긴다는 이야기예요. 교과서 읽기도 안 되고,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도 왕왕 벌어진다합니다.

읽기와 쓰기에 대한 고민

읽기와 쓰기는 평생에 걸쳐 익혀야하는 능력이 아닐까요? 물론 우리는 하루도 쉬지 않고 읽고 씁니다. 매일 수천, 수만자의 글을 읽어요. 하루에 읽는 문자, 메시지, 자막, 광고 글 등을 합치면 어마어마한 양이지 않을지요. 마찬가지로 수십건의 메시지, 검색창에 입력하는 단어들을 합치면 꽤 많은 양을 쓰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알 수 있듯, 모든 읽기와 쓰기가 의미있는 활동이 되지는 않아요.
쉬운 글을 쉽게 읽기. 저는 이런 읽기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자칫하면 조금만 어려운 단어가 나와도, 중간에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을 만나면 읽기가 멈추곤 합니다. 단어의 뜻을 추론해보거나, 글의 전체적인 의미를 짐작해보거나 하지 못하곤합니다. 그래서 읽을 수 있는 글, 좋아하는 글만 읽다가는 읽기 능력이 점점 퇴보할 수 있어요. 낫놓고 기억자도 모르는 일은 옛 말이 되었지만, 읽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요.
이런 고민에서 '소리내어 읽기'와 '배껴 쓰기'를 해보려 해요. 소리내어 읽다보면 문장의 의미를 찬찬히 살피게 됩니다. 글 고유의 매력을 보다 풍부하게 느낄 수 있기도 하지요. 한편 좋은 문장을 배껴쓰면 좋은 표현을 익히는데 도움이 됩니다. 글의 맥락, 단어의 쓰임을 다른 관점에서 익힐 수 있어요. 사실 언어, 글을 익히는 방법이 그렇지 않나요? 남의 말을 따라하다보면, 남의 글을 따라 읽고 쓰다보면 자연스레 익히는 게 아니겠어요.
월요일 에서는 1931 흡혈마전을 읽어보려 해요. 저도 채 내용은 잘 모르지만, 꽤 재미있는 책이라고 해요. 최근에 인터넷에 연재하면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아이들도 꽤 반가워하는 눈치예요. 고전 소설을 읽을까, 널리 알려진 문학작품을 읽을까 생각도 했지만 우선은 따끈따끈한 책에서 시작하려구요. 고전, 역사, 문학 등등 다음 책은 한 단계 더 올라가볼 예정이예요.
에 참여를 원하면 메시지를 보내주세요. 연필과 필기도구가 필요합니다. =)

지금은 힘들지만, 그래도...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과 책을 읽으면서 종종 이렇게 이야기해주곤 해요. 지금 다 이해할 필요 없다고. 언젠가 다시 이 책을 만나게 될 때 우리가 함께 읽은 시간이 도움이 될 거라고.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읽는 북금북금 실록실록 은 10권 <선조실록>으로 반환점을 돌았어요. 이제 조선 후기입니다. 그만큼 더 어렵고 읽기 힘들어요.
작가의 생각이 좀 바뀌었던 걸까요? 교양만화에서 출발했지만, 언젠가부터 정통 사극 분위기가 납니다. 나오는 인물도 모두 진지하고, 길고 긴 상소문을 그대로 인용하기도 하고... 수 많은 인물과 당파, 정쟁, 사건 등등. 어지럽기만합니다. 그래서 책을 다 읽지 못하고 참여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예요. 그래도 알아두면 도움이 될테니, 그리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으면 나중에 스스로 책을 펼쳐보지 않을까요?
다만, 끝나기 전에 짧게 소감을 받습니다. 3~4문장이 되는 짧은 후기를 남겨야 해요. 어떤 친구들은 할 말이 없다고 끙끙 앓는 소리를 합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무엇이라도 남기기! 때로는 임금을 욕하기도 하고, 어처구니 없는 작은 사건에 재미를 느끼기도 합니다. 한마디를 쓰는 게 그렇게 힘들지만, 그렇게 남긴 문장이 나중에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으로 꾸준히 후기를 받고 있어요.

짧은 광고

코로나로 강의 일정이 텅텅 비었는데, 4월부터는 조금씩 강의 일정이 잡히고 있어요. 3월 마지막주부터 보성여고에서 독립출판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학교에서 하는 강의를 조금 짧게 줄여서 열린강좌를 진행해보기도 합니다. 4월에는 <사기>를 준비했어요. 🐾청소년을 위한 열린강좌 - <사기> 울분을 넘어 역사를 쓰다 15일 저녁 8시에 진행합니다. 유튜브 '취투부' 채널에서 진행해요. 흥했으면 좋겠습니다. ^^
아이들과 한문이가 중국어 공부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계속 궁리하고 있어요. 그런 공부가 필요하다는 말씀도 있는데,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 있다면 먼저 제안해주셔도 좋고 함께 고민해주셔도 감사하겠어요. 어떤 의견이든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Made with 💕 and Oo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