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6일에 시작했던 강좌가 8월 20일, 오늘 드디어 끝났다. 6주간의 짧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시간은 정말 훌쩍 가는구나. 그래도 6주 강좌가 끝났으니 간단히 내용을 정리해 둔다. 물론 다음 주에 바로 연이어 맹자를 주제로 강좌가 계속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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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 내용
- 1강: 공자의 일생
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慾不踰矩
- 2강: 밥을 거르며 밤을 새워 고민해 봤지만
子曰 吾嘗終日不食 終夜不寢 以思 無益 不如學也
- 3강: 배워서 남 주기보다, 나를 위해!
子曰 古之學者爲己 今之學者爲人
程子曰 古之學者爲己 其終至於成物 今之學者爲人 其終至於喪己
- 4강: 산을 이루고 평지를 만든다 해도
子曰 譬如爲山 未成一簣 止吾止也 譬如平地 雖覆一簣 進吾往也
- 5강: 나에겐 뜬 구름과 같도다
子曰 富而可求也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
子曰 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 6강: 진정 부끄러운 것은
子曰 士志於道 而恥惡衣惡食者 未足與議也
子曰 邦有道 貧且賤焉 恥也 邦無道 富且貴焉 恥也
* 6강에서 배운 ‘子曰 邦有道 貧且賤焉 恥也 邦無道 富且貴焉 恥也’는 실제로는 8-13의 ‘子曰 篤信好學 守死善道 危邦不入 亂邦不居 天下有道則見 無道則隱 邦有道 貧且賤焉 恥也 邦無道 富且貴焉 恥也’의 일부를 뽑은 것이다. 너무 길어서 수업에 쓰다간 학생들에게 집중적으로 원성을 들을까 걱정되어… ^^;;
# 독서토론 교재 평가
사실은 이 책들에 대해 쓰고 싶었는데, 이왕 하는 김에 수업내용도 정리하다 보니 이렇게 길어져 버리고 말았다. 제목마저 ‘후기’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었고…
일단 독서토론 수업에서 읽은 책을 소개하면 이렇다. [춘향전], [홍길동전], [심청전], [토끼전], [흥부전], [바리데기]. 이 여섯 권 모두 나라말 출판사에서 나온 ‘국어시간에 고전 읽기’ 시리즈로 읽었다.
서점을 돌아다녀 보면 비슷한 시리즈가 적지 않다. 창비의 ‘재미있다 우리 고전‘, 현암사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최근에는 휴이넘이라는 출판사에서 ‘역사로 통하는 고전문학’ 시리즈를 내고 있다. 좀 다르지만 눈여겨 보는 시리즈로는 알마의 ‘샘 깊은 오늘 고전’이 있고, 비록 리라이팅이지만 아이새움의 ‘나의 고전 읽기’ 시리즈도 빼놓을 수 없는 청소년 고전 시리즈이다.
아마 찾아보면 시리즈로 기획된 고전 번역본이 더 많을 것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성인들을 위한 번역본까지 합하면 출판사에서 시리즈로 내는 고전 번역본은 더 많을 것이다. 자, 이렇게 많은 시리즈 가운데 하필 나라말 출판사의 책을 골랐던 것일까.
나라말 출판사 번역본의 장점은 일단 책이 읽고 싶게 생겼다는 데 있다. 큼지막한 크기에 멋진 일러스트까지. 책을 보노라면 눈으로 읽고, 입으로 읽고 싶게 만든다. 책마다 일러스트를 그린 사람도 제 각기 다르다. 책마다 서로 다른 독특한 매력의 그림이 있어 그림만 두고 이야기하더라도 할 이야기가 많다. 공들인 티가 난다고 할까.
번역의 문제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 분야, 고전 문학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원본, 혹은 원판과 비교해서 얼마나 충실한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기 힘들다. 다만 언급된 작품들이 모두 구비문학에 속하는 것들이라는 점을 참고할 때 소리내어 읽는 멋을 잃지 않도록 옮겼다는 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한번쯤 소리내어 읽어보고 싶을 만큼, 소리내어 읽지 않더라도 화자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는 것처럼 옮겨 놓았다.
이 두 가지 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마음대로 편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점에서 다른 춘향전을 찾아보았을 때 일이다. 창비의 ‘재미있다 우리 고전’에서 춘향전을 찾았는데 일단 두께가 얇아 실망했다. 보아하니 중간에 춘향과 몽룡이 첫날밤을 치르는 부분을 대폭 삭제해 놓은 것이었다. 아마 야하다는 이유로 빼놓았겠지. 그렇게 마음대로 가위질을 해놓은 작품치고 맛난 작품은 없더라. 창비에서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큰 실망감만 안겨주었다.
그 밖에도 소소한 장점이 많다. 중간에 끼워넣은 부록들의 깨알같은 재미이며, 옮긴이의 관점을 볼 수 있는 간단한 해설까지. 나름 ‘~을 읽고 나서’라는 제목으로 뒤에 연습문제들을 만들어 놓았지만 이런건 무시하도록 하자. 참! 책마다 재미있는 제목을 붙여놓은 것도 좋다. 예를 들어 [흥부전]은 [이 박을 타거들랑 밥 한통만 나오나라]라고 바꾸었다. 얼마나 재미있는 제목인가.
나라말 시리즈 칭찬은 이정도로 하고 개별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록 하자. 개별적으로 위에 언급한 내용들을 이야기하면 너무 길어질테니 각 작품에 대한 짧은 평가를 덧붙이는 것으로 마무리하자. 그러니까 [춘향전], [홍길동전] 등에 대해 촌평하겠단 말씀
1강: [춘향전-사랑 사랑 내 사랑아]

가장 좋아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 읽을 때마다 춘향의 강단있는 모습에 감탄하곤 한다. 실제로 많은 친구들이 이 [춘향전]을 읽은 책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책으로 꼽기도 했다. 그것은 현실적이면서도 당당한 춘향의 모습에 다들 느낀 바가 있었다는 뜻이겠다.앞에서 그림 이야기도 잠깐 언급했었는데, 그림도 너무 마음에 든다. 특히 춘향과 몽룡이 사랑가를 부르며 첫날밤을 지내는 부분의 그림은 단연 압권! 손꼽는 명작 가운데 하나다.
2강: [홍길동전-춤추는 소매 바람을 따라 휘날리니]

남자 친구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이 [홍길동전]을 가장 재미있는 작품으로 꼽았다. 이유인즉 멋진 남자 주인공이 나온다는 건데… 그래서 내가 [춘향전]이 좋다니, 여자 것을 좋아한다며 호들갑을 떠는 친구도 있었다! ㅡㅡ;여튼! 개인적으로는 항상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한번쯤은 읽을 필요가 있지만 읽고나면 언제나 찜찜한 그런. 서자로 출발해서 결국엔 율도국의 왕이 되는 길동의 모습이 탐탁치만은 않다. 결국 길동이 불행했던 것은 서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권력에 대한 욕망 때문이 아니었을까?
3강: [심청전-어두운 눈을 뜨니 온세상이 장관이라]

[홍길동전]과 더불어 읽고나서 고민케 만드는 작품. 왜냐하면 심청전의 심청은 그저 착한 딸의 모습만 보여주기 때문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가장 이득본 사람은 심봉사, 심학규가 아닌가. 세번이나 결혼도 하고, 왕의 장인이 되었으며 눈까지 뜨게 되었으니.결국 심청마냥 자기 몸을 버려서라도 효를 실천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과연 그것이 옳은지 의문이 든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심청전]을 좋은 고전으로는 추천하지 못하겠다. 도리어 조심히 경계하며 읽어야 하는 책으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4강: [토끼전-꾀주머니 뱃속에 차고 계수나무에 간 달아]

가장 재미있는 작품 가운데 하나. 이 작품의 매력은 토끼의 꾀라기 보다는 현실을 비틀고 풍자하는 맛에 있다. 온갖 조롱거리가 되는 과거의 전통을 보면 토끼전을 지은 사람은 진정으로 패러디, 풍자의 달인이었으리라 짐작할 수밖에. 특히 토끼가 자라 부인과 동침하는 장면은 매우 충격적 이었다. 토끼가 떠난 뒤 자라 부인이 토끼를 못잊어 죽자 용궁에서 그를 열녀로 세운 이야기에는 배꼽을 잡을 수 밖에 없다.나라말 고전 가운데 가장 그림이 마음에 드는 작품이기도 하다. 정신없다고 평가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가장 개성있고,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그림들이라 책을 읽는 재미를 배로 더해준다.
5강: [흥부전-이 박을 타거들랑 밥 한통만 나오너라]

[흥부전]은 어떻게 보면 참 재미없는 책이다. 이야기 줄거리가 매우 단순하기 때문이다. 욕심꾸러기 놀부와 가난한 흥부, 게다가 이 둘이 어떻게 제비의 다리를 고쳐주고 상과 벌을 받았는지는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흥부나 놀부는 전혀 갈등하지 않는 캐릭터다.오히려 중요한 점은 박을 타는 장면이다. 여러 명이 한데 모여 박을 타는 장면을 상상하며 읽어야 제맛이 난다. 그래서 어느 작품보다 소리 내어 읽어야 재미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제대로만 읽으면 가장 신나는 작품!
5강: [바리데기-야야 내 딸이야 버린 딸 바리데기야]

개인적으로 가장 감명깊이 읽은 작품. 버린 딸 바리데기가 자신을 버린 부모를 구원한다는 이야기는 새로운 구원 서사를 보여준다. 무가巫哥로 전승되었기 때문인지, 바리데기를 읽을 때마다 깊은 심연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읽을 때마다 몇번이나 눈물 짓게 만드는 짠한 감동을 전해준다. 춘향이의 강함과는 다른 또 다른 매력이 바리데기에게는 있다. 자기 운명을 온전히 짊어지는 거대한 힘이랄까? 참 아름다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