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5일 Facebook

한 때’ 교회에 몸 담았던 탓에 담벼락에 명성교회 관련 내용이 여럿 보인다. 기성 언론에까지 보도가 되었으니 꽤 커다란 사건인가보다.

그러나 나는 털끝 만큼도 분노의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슬픔이 생겨날 구석도 없다. 이른바 교회에 대한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렸기 때문일까? 정도 마음도 관심도 끊은 지 오래기 때문이라는 말도 틀리지 않다.

그러나 그것보다 그것이 어떠한 징후나, 증상이 아니기 때문 아닐까. 그렇게 될 줄 알았고, 그렇게 되는 게 합리적이라 생각했다. 작금의 교회 상황을 보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사건이다. 목회자 세습, 그깟 일이야 언제든 벌어질 수 있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비슷한 일들이 줄줄이 이어질 게 뻔하다. 천국가는 열차는 이미 기적소리를 울리고 떠나버렸는데, 허망하게 손을 흔들어 보았자 무엇하나.

어느 영상을 보니 세습 목사는 이렇게 말했단다. “다만 우리는 그 우려가 우리에게 해당되지 않음을 증명해 내야 합니다.” 미리 예견하자면 증명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증명할 기회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우려가 무엇이든 결코 그에게 해당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몇몇 교회의 모습을 보면 하느님의 나라가 실재로 도래한 것처럼 보인다. 세속의 가치건 법이건, 상식이건… 설사 그것이 교회 전통이나 교회법이라는 이름을 달더라도 저들의 ‘천국’에서는 모두 필요 없는 것 뿐이다. 세속이 배제된 성결한, 거룩한 하느님의 성. 그곳에 ‘우려’ 따위가 어디 있겠는가.

어딘가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슬피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

울 것도 없고, 이를 갈 것도 없다. 여기는 세속과 덕지덕지 몸을 섞어 사는 천덕꾸러기 들의 세계. 한 둘 쯤은 여기로 굴러 떨어져 내려올 텐데,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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