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선농인문학서당 《논어》 후기 : 사랑은 변하는 것

사랑은 변하는 것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어느 영화의 대사는 사랑은 결코 변할 수 없다는 믿음을 이야기한다. 나 역시 영화관에서 저 대사를 들으며 주먹을 불끈 쥐곤 했다. ‘그래 변하지 않는 사랑을 하고 말테야’라며. 그러나 지금 아내가 된 그는 연애 시절 저 멋진 말에 얽힌 환상을 손쉽게 깨뜨려버렸다. 사람이 변하는데 어떻게 사랑이 변하지 않겠냐고. 요는 사람이 변하므로 사랑도 변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변하지 않는 사랑이야 말로 부질없는 집착, 혹은 고집 같은 건 아닐까?

사랑이라는 게 꼭 사람들 사이에만 있는 건 아닐테다. 무언가를 배우는 데도 사랑이 필요하다. ‘철학-Philosophy’란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고 하지 않나. 공자도 이와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호학好學’이라고. 누군가 어떻게 《논어》 같은 책을 공부하게 되었느냐 물었는데 구구절절 사연을 다 지우면 하나의 사실이 남는다. 《논어》라는 책이 좋아서.

그런데 처음 그 마음처럼 똑같이 책을 사랑하지 못하겠더라. 너무 가까이했던 걸까? 좀 질리는 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사대부고 친구들과 《논어》 공부를 시작할 때만하더라도 미적지근했다. 그런데 막상 강의를 시작하고 나니 사정이 달라졌다. 《논어》가 새롭게 재미있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 첫 사랑 때와는 다른 방법으로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할까?

한 학기동안 《논어》를 만난 친구 가운데는 이런 사랑타령에 손사래를 치는 경우도 있을테다. 그렇게 갑갑한 책에 사랑을 운운하다니! 그러나 《논어》와의 인연은 이게 끝이 아니다. 언젠가 이 책을 다시 만날 날이 있으니. 그때엔 다른 방법으로 저마디 이 책을 또 다르게 사랑할 길을 찾아보자. 지금 사랑하고 있는, 아직 사랑하지 못하는 모두.

한 학기 동안 다들 《논어》라는 낯선 책을 읽으며 얼마나 수고했는가. 이 책을 읽고 이야기한만큼 우리의 정신이 자랐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성장의 열매는 자유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유명한 소설의 맺음말을 빌려 인사를 대신하려 한다.

‘지구에 살든, 혹성에 살든, 우리의 정신은 언제나 자유이다. … 다른 인사말은 서로 생략하기로 하자.’ (난쏘공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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