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7책] #29 – 처음으로 입고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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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을 준비한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막상 부딪히니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알아야 할 것도 많고… 겨우 이제 책의 유통에 대해 조금씩 눈을 뜨고 있는 중. 꾸역꾸역 간단한 책방 인테리어를 끝내고 총판에 책을 주문했다. 바로 오늘 도착한 이 책들이 처음으로 책방 온지곤지에 입고한 책들. 헌책들이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상황에서 새책이 들어오니 기분이 새롭다. 이 책들이 언제 새로운 짝궁들을 찾아 읽히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저녁에 간단히 책을 정리하고 왔는데 여러 생각이 들더라.

고작 10권이 조금 넘는 책이지만 그래도 몇 개로 나눠볼 수 있겠다 싶다.

1) 청소년을 위한 고전: 《일곱 가지 밤》,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 《날개도 없이 어디로 날아갔나》는 토요서당을 진행하면서 꽤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이다. 《일곱 가지 밤》은 이옥의 단편들을 모아둔 것이고,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는 김시습의 금오신화를 번역한 책이다.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는 ‘만복사저포기’를 옮긴 제목이다. 《날개도 없이 어디로 날아 갔나》는 조선 후기 문인인 정약용과 김려의 글을 함께 실은 책이다. 앞의 둘에 비해서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글이다. 서해문집의 《사기열전》은 한번 소개하기도 한 책이다. (링크) 어떤 분이 방학에 가족이 함께 《사기》를 읽을 계획이라 하여 이 책을 소개했다. 주문한 책 가운데는 제법 두꺼운 책이지만 그래도 《사기》 전문을 번역한 책보다는 낫다.

2) 청년을 위한 인문학: 《18세상》, 《청소년 빨간 인문학》, 《사랑과 성의 역사》 이 세 권을 꼽을 수 있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고상하게 평가할 말을 좀처럼 찾기 힘들 지경이다. 게다가 국정교과서니 뭐니 하는 일련의 사건을 생각하면 불온한 인문학이 더욱 요청되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 《18세상》과 《청소년 빨간 인문학》은 이런 답답한 세상에 숨통을 틔워주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랑과 성의 역사》는 책방지기 토양이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과연 용감하게 이 책을 골라잡을 이는 누굴까?!

3) 재미난 삶: 《연필 깎기의 정석》, 《눕기의 기술》, 《문구의 모험》은 일상을 다르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들이다. 언제부턴가 연필 대신 샤프와 볼펜이 주요 필기구가 되었다. 그러나 연필이야 말로 매력적인 필기구 아닌가. 연필을 깎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곤 한다. 《눕기의 기술》은… 필시 이 책을 반기며 사랑할 사람이 있다는 믿음에 들여놓았다. 제목부터 사랑스럽지 않나? 《문구의 모험》은 여러 문구에 대한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이 책을 보면 이 문구들에 얽힌 사연이 제법 길다는 사실을 알 게 된다.

4) 개인적 관심 등: 이른바 ‘포인트’와는 별 인연이 없고, ‘회원등급’에서도 늘 아랫자리를 차지하는 삶이지만 인터넷 서점만은 경우가 달랐다. 공부하는 책은 꼭 사서 보아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늘 지출의 상당 부분을 도서구입이 차지하곤 했다. 그러나 이제 인터넷 서점에서 살 일이 줄었다. 김수영의 시집 《거대한 뿌리》와 《무진기행》은 강의 준비를 위해 들여놓았다. ‘스무살 인문학’ 강좌의 교재로 쓸 책이다. 모든 새책이 그렇듯 먼저 채 가는 사람이 임자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의 경우엔 연재분을 인터넷에서 반갑게 읽었다. 공부하는 사람의 고달픈 현실을 고발하는 책. 이 사회의 어둔 부분을 고발하는 책은 언제나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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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반에 책을 정리해 두었다. 책꽂이에 보이는 다른 책은 구색을 맞춰보겠다고 개인 서가에 있을 책을 가져다 놓아본 것들이다. 이제 시작인데 부디 책들이 저마다 좋은 독자를 어서 빨리 만나기를.

 

* 당분간 매주 화•금•토 10시 ~ 6시에 책방을 엽니다.
* ‘책방 온지곤지’를 통해 구매하고자 하는 책이 있다면 게시판을 통해 알려주세요. 다만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습니다. 책이 도착하면 알려드릴테니 간단한 연락처도 함께 남겨주세요. 책방지기와 따뜻한 차와 더불어 담소를 나누고 책을 가져가시면 됩니다.
* 독자를 기다리는 헌책도 있습니다. 책 목록은 시간이 나는대로 정리해서 올릴께요.
* 다른 인연을 맺어줄 헌책을 선물로 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직접 주셔도 되고, 책방으로 보내주셔도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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