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7책] #24 – 구도자의 길 《붓다》

개인적으로 ‘학습만화’라는 말을 싫어한다.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그 앞에 ‘학습’이라는 말을 붙여 특정한 목적을 부여하는 게 싫다. ‘학습영화’니 ‘학습음악’이니 하는 말은 없는데 대체 왜 만화에 ‘학습’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일까? 거기에는 ‘만화는 공부의 방해물’이라는 낡은 사유가 자리 잡고 있는 건 아닐지. 만화는 만화 나름대로 세계를 구축하면 될 것이다. 학습의 보조물로 사용될 것이 아니라. 그렇기에 또 다른 공부 재료가 될 수도 있다. 뛰어난 작품은 작품 자체로 여러 생각 거리를 던져주기 마련이다. 게다가 어떤 작품은 특정한 주제에 대해 꽤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트 슈피겔만의 《쥐》가 퓰리쳐 상을 받았던 것처럼 어떤 만화는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한 하나의 텍스트로 평가 받아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가 그랬고, 이 작품 데츠카 오사무의 《붓다》가 그렇다.

이 만화를 구입했던 것은 지름신이 강림했기 때문이었다. 작년 말, 도서 정가제를 앞두고 크게 할인 행사를 했었다. 계속 눈여겨보고 있던차에 몇 권의 소설과 함께 이 책을 덜컥 사고 말았다. 덕분에 시간을 내어 헤세의 《싯다르타》와 더불어 붓다의 삶에 대해 살펴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헤세의 소설도 그렇고 오사무의 만화도 그렇지만 이게 역사적 붓다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오사무가 그려내는 붓다의 이야기가 꽤 재미있으며 감동적이라는 점을 짚어두자. 불교 신자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붓다에 대해 호감을 느끼게 만들어준 작품이었다. 데츠카 오사무라는 이름에 걸맞게 충분히 묵직한 작품이라 더욱 좋았다. 특히 생사의 문제를 붙들고 가는 고뇌에 찬 붓다의 모습은 적지 않은 감동을 선물해 주었다.

이 책을 ‘책방 온지곤지’에 가져다 놓을 예정이다. 소장하기에는 부담스럽고 한번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놀러 와서 읽어보기를. 그러고 보니 온지곤지에 가져다 놓는 세 번째 데츠카 오사무의 작품이다. 첫째는 《아돌프에게 고한다》, 둘째는 《나의 손오공》. 안타깝게도 《나의 손오공》은 다 읽지 못했다. 동네 카페에서 읽은 《도로로》도 꽤 재미있었는데 언젠가는 구해놓아야겠다. 그러고 보니 아무래도 끝판왕은 《불새》가 되지 않을까? 어서 총알을 예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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