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7책] #2 – 톨스토이 단편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바보 이반의 이야기》

 

뻔하디뻔한 책이 가진 장점이 있다. 복잡한 세상이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에게 필요한 기본적 덕목은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 살면서 그런 이야기를 읽는 게 무슨 도움이 될지 싶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괴물이 된 세상을 따라 생각마저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간다느니, 사람에겐 결국 제 몸을 눕힐 공간만 필요하다느니, 돈은 곧 죄라느니 하는 이야기는 그래도 반은 맞는 이야기이다. 그렇게 착하게만 살아서 무엇하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찾기 힘들어도.

 

몇 달 전에 창비에서 ‘재미있다! 세계명작’ 시리즈로 재출간되어 나왔다. ‘톨스토이 동화집’이라는 표지의 글이 눈에 거슬리지만 친절함에 대한 과도한 강조라고 생각하며 넘겼다. 중간에 들어간 삽화도 나름 보는 재미를 더했다. 그러나 함께 이 책을 읽은 ‘연필과 책갈피’ 친구들은 원성이 높았다. 재미없다며 불평이 가득했다. 이미 읽어본 이야기인 데다, 뻔한 교훈이라 아무런 재미를 느끼지 못했단다. 게다가 강하게 드러난 기독교적 색채도 반감을 낳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어떤 친구는 ‘종교충’이라며 비하를… ;;;

 

나이 차이일까?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톨스토이의 단편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처음에는 익숙한 이야기를 다시 만난다는 반가움 보다는, 성급한 결말과 고민할 필요조차 없는 명쾌한 교훈들에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책 전체를 읽으며 이 낡은 이야기가 가진 묵직함을 맛볼 수 있었다. 과연 무엇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무언가 성스런 이야기를 읽는다는 기분? 이 이야기를 했더니 한 친구는 이 책은 어른들이 좋아하는 책이란다. 그러면서 자기 같은 청소년들에겐 전혀 쓸모 없는 책이라고. 도덕 교과서 같은 책이지만 그래도 한번 읽는 건 나름 재산이 될 거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바보 이반의 이야기》에 실려 있던 ‘항아리 알료샤’와 ‘첫 슬픔’이라는 두 작품이 좋았다. 함께 책을 읽은 친구들도 이 두 이야기에 제법 열을 올리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자에 대해서는 요즘 말로 하면 ‘발암 유발자’라며 격한 공감을 표했고, ‘첫 슬픔’은 교훈 없이 상실의 감정을 잘 드러냈다는 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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