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타래: «논어» 번역서

* ‘북타래’를 열어본다. 이름은 그냥 정한 거구, 책 모음 리스트라고나 할까? 물론 이런 포스트는 시간 나는대로 갱신되기 마련이다. 잠깐 머리를 식히는 틈에…

 


읽기 편한 단 한권의 [논어]를 꼽는다면 바로 이 책을 꼽지 않을까? 미야자키 이치사다 선생의 역작. 일단 읽을 수 있는 번역이라는 점이 가장 크다. 한국적인 정서에서,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한국적 전통의 관점에서 볼 때 말도 안되는 해석이 가끔 보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저자의 탁월함이, 치밀한 고민이 보이는 부분이다. 할배들이야 이런 번역본을 쳐다보지도 않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꽤나 만족했다.

 


최근에는 한문이 실리지 않은, 따로 해설과 주석이 붙지 않은 [논어] 책도 간간히 보인다. 아무래도 [논어]가 읽기 힘든 것은 주석과 해설이 함께 실리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사실 원문은 양이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은데, 주석을 붙이고 거기에 해설을 덧붙이나보니 분량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논어] 자체가 서사성이 결여된 텍스트다 보니 그렇게 두꺼워진 번역본은 읽기가 참 힘들다. 나름 무난한 책. 저자 대신 ‘공자의 문도들’을 엮은이로 표기한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렇게하지 않고 저자를 공자로 하는 책도 많거든. 우리 뻥치지는 말자. (‘[성서], 하느님 지음’하면 얼마나 웃기냐?)

 


최근에 나온 가장 주목할만한 번역. 박성규 선생은 펑유란의 [중국철학사] 상하권을 번역한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철학사] 역자라고 하니 좀 들어본 사람은 대단한 역작을 번역한 사람이군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치 않다. [중국철학사]를 읽어보면 그게 ‘책’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자료 모음집 같은 부분이 있기에 현대 중국어 실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고문, 그것도 춘추시대부터 청대까지 문헌을 일부라도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 하기 때문.

박성규 선생니 [논어] 번역본을 낸다는 소식은 이전부터 들었는데 올해에나 나왔다. 그것도 무려 ‘주자와 제자들의 토론’이라는 무시무시한 부제를 달고. 이게 왜 무시무시하냐면 아직 국내에 완역되지 않은 [주자어류]에서 [논어]의 해당 부분과 관련된 문장을 번역해서 실었기 때문이다. 좀 아는 사람이 보면 ㅎㄷㄷ하게 여길만한 업적. 번역본 만으로도 하얗게 세어버릴듯한 포쓰.

미안하지만 아직 읽어보지 않아 어떻게 평가하지는 못하겠다. 여튼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책.

 


도올의 책. 말도 많고 논란도 많은 책이다. 그러나 여러 번역본 가운데 하나로 놓을 만큼 훌륭한 저작이라고 평가할만한 책이다. 물론 앞에 써 넣은 ‘인류문명전관’이라는 이름부터 무시무시한 서론격 글은 없는 것이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싶지만. 국내 학자들은 싫어할 사람이 많아 보이는데, 일단은 도올 자체가 학계와 거리가 있는 사람인데다 일본 학자들을 많이 참고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읽을 것이 많다는 점, 참고할 문헌들 꼼꼼히 알려주고 있다는 점은 이 책의 미덕이다.

다른 저작에도 보이는 도올의 약점이 이곳에서도 보이지만 그래도 완역했다는 점에서 일단 박수를 보내고 싶다. 도올이 마침표를 내지 못한 책을 생각하면 눈물이… 다만 이 책의 치명적인 단점이라면 너무 분량이 많다는 점과, 판형을 너무 크게 찍어낸 터라 부피는 물론이거니와 책값도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110909: 오늘은 여기까지. 성백효 선생 책과 신정근의 번역 등등이 언급되어야 하겠지만 일단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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