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대학

  • 작년 8월 모교의 교수가 기내 성추행 혐의로 잡혔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에 대해 페북 초동문회 게시판에 여러 이야기가 있었는데, 여기에 참여했던 내용을 옮겨둔다. 본래 크게 회자되어서는 안 될 일이라 게시판 내의 일로 멈추려 하였지만, 시간도 많이 지났고 일의 실마리도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저장 차원에서 남겨둔다. (기사: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40813_0013107253&cID=10202&pID=10200)

상상도 풍년이어요.

시끄러운 일이 벌어졌지만 그냥 지켜보려고 했는데, 일부의 상상을 넘어선 망상이 저를 괴롭히는 군요. 더 나가면 이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환상까지 가겠어요.

개인적으로 이 사건이 그렇게 대단한지 모르겠어요. 개인적 친분이 있는 사람의 경우엔 충격이겠지만 그래도 호들갑 떨면서 쉴드쳐야 하는 일인지 궁금하군요. 모 교수의 가족을 비롯해 정말로 2-3차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면, 침묵이야 말로 가장 좋은 길이 아닌가 싶어요.

객관적으로 보면 모교의 교수가 비행기를 타고 가다 성추행 혐의로 잡혔다는 거예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상식적으로 그런 가능성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네요. 모든 법체계가 빈틈이 있지만 알아서 잘 처리되리라 생각해요. 아마도 한참 시간이 걸릴 테니 지켜보지요.

그러나 교수‘님’이 뭉개지는 것을 보기 싫어 난리를 치는 꼴은 참 우습습니다. 제가 보기엔 나와 인연이 있는 누구에 관한 믿음이 무너지는 것이 두려운 게 아니라, 교수‘님’이라는 우상이 깨어지는 것이 싫은 거지요.

이때 동원되는 게 믿음이에요. 누군가 구체적 대상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는 학교와 교수라는 우상에 대한 믿음이지요. 그래서 이성적 사고는 사라지고 감정이 남아요. 우상이 파괴되는 것은 곧 그 신앙인들에 대한 공격이기 때문이지요. 이 사건을 마치 자신의 일인 양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단순한 기사 공유만으로도 자신에 대한 공격이라 생각하겠지요. 이해합니다. 그만큼 믿음이 깨어지는 것은 아픈 것이지요.

총동문회는 사회생활도 하고, 남송리 가두리 양식장에서 나와 이리저리 치이는 사람들이 있어서 좀 나을까 싶었는데 별반 다르지 않네요. 당신들의 믿음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러니 아직도 총장‘님’ 교수‘님’ 거리면서 징징대는 거지요. 그런 믿음이 모여 ‘우리 목사님이 그러실 리 없어’라는 생각까지 가는 거에요. 그러니 당신들에게는 ‘피해자’라는 단어는 증발되어 자리 잡지 못하죠. 왜냐면 자신들이야 말로 진정한 피해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다시 말하지만 전 이 사건이 그렇게 큰 사건인지 모르겠어요. 한 남성이 한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잡혀간 거에 불과하죠. 다만 저는 이 사건에서 ‘님’의 대학을 아직도 졸업하지 못하고 있는 학우들을 봅니다. 상상에 공상, 망상을 이어 이제는 환상까지 호출하려는 당신들의 믿음에 치를 떨어요.

당신들의 세상은 그토록 좁은 거지요. 열심히 감정 소모 하시면서 쉴드 쳐 보세요. 그렇게라도 당신들의 마음이 상처를 덜 입어야지요.

그렇죠. 당신들의 흥분은 모 교수를 위한 게 아니라 자신을 위한 거라는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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